세무사에 합격했으면 인스타에 합격증 올리는 것보다 더 먼저 해야할 것이 수습처를 구하는 일이다.
세무사 합격 발표가 나면 세무법인과 각종 세무사 사무실에서 올린 채용공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채용공고는 앞서 썼던 수습세무사 관련 글에 남겼던 다음카페나 한국세무사회 게시판을 참고하면 된다.
2023.06.16 - [세무사 일상] - 수습 세무사로 일하기
수습 세무사로 일하기
60회 세무사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새로이 세무사 시험에 합격할 사람들 - 이전에 합격했으나 수습교육을 수료하지 못한 사람들 은 수습 세무사로 필수적으로 6개월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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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업계에 첫 발을 디디는 입장에서는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어디에서 일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과 기대가 있을 것이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수습세무사로 일하는 이상 모든 측면을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일부 사무소(경정청구 같은 부가가치가 큰 용역 위주의 업무를 시키는 법인들이 그러하다) 외에는
수습세무사에게 주는 급여가 최저임금 남짓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안챙겨주는 사무실이 부지기수이다.
(다른 법률관련 전문직들도 수습 때는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하니, 약간은 위로가 된다고 해야하나... )
수습 딱지만 떼고 바로 개업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급여 측면을 무시하고 고를 수도 있겠지만
사회초년생이고, 취업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나이의 세무사들이 이런 처우를 목도하게 되면 막상
세무사로서 차라리 대기업 등에 취업하는 게 더 좋은 선택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키우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수습'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배고픈 6-7개월을 겪으면 배우고 느끼는 것은 많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여러 고민들이 있겠지만 세무사로 계속 일을 하려 한다면 수습과정은 수료해야 하므로
급여의 측면은 차치하고서라도 수습처를 구할 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여러 곳을 면접보고 수습 과정을 겪고나니
개인적으로는 수습을 할 때 크게 3가지의 측면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1. 내가 하고자 하는 업무인가?
나도 그랬고, 세무사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사실 세무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합격하고 나서 알았지만 세무법인이나 세무사 사무실에서 하는 일들이 세부적으로 보면 정말 다양하다.
이런 업무에 따른 사무실의 분류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루어보겠다.
보통 수험생들이 세무사의 일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은 장부기장 및 신고대리와 양도 상속 증여 등의 신고 및 자문 업무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무실도 이 두 개의 축에 따라 전문분야가 나뉘게 되고
기장위주의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은지, 아니면 재산과 관련한 여러 신고나 자문업무를 주로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업무 위주의 사무실에 지원하는 것이 자소서를 쓸 때나 면접에서 얘기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기장위주의 사무실의 장점은 앞으로 개업하고 주로 할 일을 미리 경험하고, 시즌동안 각 세목의 신고를 통해 실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된다. 대신에 신고기한이라는 dead line 이 있는 업무를 주로 하다보니, 시즌 때는 야근을 밥먹듯이 하게된다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재산세 위주의 사무실은 신고시즌에 그리 바쁘지 않을 확률이 높고, 대신 기장을 많이 경험 못해 개업시의 자신감이 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여러 재산 업무를 하다보면 고려해야할 것이 많아 세법을 더 깊이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2. 월급은 제대로 챙겨주는가?
아무리 이 업계가 수습급여를 후려친다고 해도, 최저시급마저 안주려는 사무실은 최대한 제외하고 가야 한다.
겨우 1-2명 뽑는 수습에게 주는 월 급여 몇 십만원을 아끼려 하는 사람은 아래직원들을 부속품으로 생각할 확률이 높다.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시그널을 보내주는 것으로 보고 우선순위에서 배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충 수습급여를 최저급여는 맞춰주는 곳에 가는 것이 수습생활 하는동안 최소한의 박탈감을 막아줄 것이다.
집체교육에서 동기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데 그 몇십만원 때문에 서러워질 일이 있을 것이다.
급여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이 맘에 들어서 다니고 싶다면 업무강도를 확인하고, 적게 주는만큼 일도 적당히 할 정도라면, 배운다는 자세로 다니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대신 급여가 적다면 식대는 꼭 잘 챙겨주는 곳을 마지노선으로 정해야 한다.
세무사들이 주로 일하는 강남 등지의 밥값이 정말 비싸다(...)
3.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 가능성이 있는가?
일해보지도 않고 나와 안 맞는 사람들이 있을 것을 알기는 당연히 힘들다.
세무사 면접은 주로 대표 및 임원들과 다대일이나 일대일로 10분 이상 대화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때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생활태도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여, 업무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들이나 업무방식을 가급적 자세히 질문할 것을 추천한다.
본인의 과거를 떠올리며 정말 안된다고 생각하는 상사의 2-3 가지의 요소를 정하고 이를 잘 파악하여야 이상한 곳에서 수습받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세무사 구직시장은 사실상 경쟁시장이라 무조건 본인이 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정말 편하게, 대신 정중하게, 궁금한 것들을 질문해도 된다.
또 면접을 사무장 등 세무사와 관련없는 사람이 본다든지, 누가봐도 이 곳은 세무사를 직원들보다 아래에 두고 부려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미련없이 박차고 나오면 된다. 아무리 면접 때 좋게 포장한다 해도 그곳은 오래 일할만한 곳이 아닐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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